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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 SungJin /   Solo exhibition

장례희망
2024.05.17- 06.28

공간오름에서는 사진, 영상, 설치 등의 매체를 사용하여 시각미술을 선보이는 송성진 작가의 개인전 <장례희망>을 진행한다. 우리는 삶 속에서 죽음을 늘 마주하며, 장례라는 의식을 통해 그 죽음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갖춘다. 그러나 사회에는 종종 소외되고 간과된 죽음들이 있다. 송성진 작가는 이러한 죽음들에 주목하였다. 미래 어느 시점에 있을 작가 자신의 죽음과 사회 구조 안에서 외면된 죽음들을 기억하고 애도하기 위해 전시장을 장례와 희망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공간오름이 자리하고 있는 제주에도 외면받은 많은 역사적 사건과 죽음이 있었기에, 애도와 위안을 함께 전하고자 한다. 소리는 나지만 초침의 미세한 움직임만 반복한 채 시간은 변함이 없는 벽시계, 숫자가 카운트되고 있는 LED패널 등 이번 전시에서는 20년으로 설정된 한 개인의 죽음을 담은 미디어 작품과 더불어 부산 영락공원 등 공원묘역에서 실제 사용하고 버려진 조화를 수거하여 오브제로 활용하였다. 누군가의 죽음을 목도하며 현재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보는 순간을 선사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단순히 죽음을 슬퍼하는 공간이 아닌, 생과 사의 새로운 관점과 그 의미를 깊이 알아보는 시간이 되고자 한다.

installation view_photo by Park Sangyong

작가노트

우리 사회는 다양한 사건들로 죽음을 경험해왔다. 구제역 확산에 매몰된 동물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떠난 이들,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 고독사를 맞은 노인들… 어떤 죽음에 대해서도 충분한 애도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져 유독 덜 애도되는, 혹은 전혀 애도 받지 못하는 외면 받은 죽음들이 있다. 누군가는 어떤 죽음들을, 혹은 모든 죽음들을 공적 영역에서 밀어내려고 한다.

 

삶에서 밀려나는 어떤 죽음들. 특정한 죽음들을 삶에서, 사회에서 밀어내려는 사람들. [장례희망]은 그런 죽음들을 민가에 도로 불러들이는 시도다. 코로나19 때부터 나는 공원 묘지에서 버려진 조화들을 수집했다. 시들지 않는 가짜 꽃들은 공적 지평 바깥으로 밀려났을 뿐 결코 지워지지 않을, 명증하고 영원한 ‘죽음’들을 상징한다.

 

이 전시는 언젠가 찾아올 나의 영원한 죽음에 대해, 그리고 외면받은 죽음들을, 그 죽음에 얽혀 있는 삶들을 기억하고 애도한다. 당신들의 모든 죽음들을 충분히 슬퍼하는 사회를, 그런 장례를 희망한다.

Exhibition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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