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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된 관습, 해방된 재료
Collected Conventions, Liberated Materials

기록의 밀도: 점의 노동, 빛의 기록

Sep.11 - Oct.10, 2026
 

Artist
박자현 PARK Jahyun
​박상용 PARK Sangyong

어컴퍼니는 2026년 9월 11일(금)부터 현대미술의 매체적 관습에 질문을 던지는 연중 기획 시리즈 《수집된 관습, 해방된 재료》의 2부 전시 [기록의 밀도: 점의 노동, 빛의 기록]을 선보인다.

 

국내 미술 시장의 보수적인 '오일 온 캔버스' 중심 관습에 대한 비판적 사유에서 출발한 이번 기획 시리즈는 지난 6월, 1부 [결의 온도]를 통해 회화 표면의 극단적인 온도 차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펜과 연필 끝의 집요한 수공성으로 삶의 면면을 다듬는 박자현 작가와, 숯과 재라는 거친 안료를 이용해 회화적 사진을 구축하는 박상용 작가가 참여해 ‘행위의 노동’과 ‘시간의 포착’이 만들어 내는 축적의 미학을 펼쳐낸다.

| 박자현: 펜 끝으로 새겨 넣은 무수한 점, 수행적 노동이 완성한 존재의 기록과 사회적 성찰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박자현 작가는 펜으로 무수한 점을 찍고 연필로 선을 긋는 집요한 행위를 통해 작가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들, 그리고 점차 황폐해지는 도시와 자연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왔다.

수만 번의 펜 끝 타격이 만든 점의 미세한 층위는 사진적 매끄러움을 해체하고 회화적 깊이감과 묵직한 질감을 부여한다. 캔버스라는 관습적 지지체를 벗어나 종이와 펜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도구로 도달한 그의 작업은, 인내와 시간의 축적이 만드는 압도적인 존재의 밀도를 증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작인 인물 시리즈 6점, 언덕 시리즈 2점, 집결지 시리즈 3점 등 총 11여점의 작품을 모아 한층 깊어진 작업 세계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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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지 않는 꿈_2026_Pen on paper_76x56cm

| 박상용: 숯과 재로 얹어낸 회화적 사진, 시대의 아픔과 기억의 채집

제주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박상용 작가는 카메라의 프레임으로 포착한 빛과 찰나의 순간을 종이라는 매체 위에 엄격하게 옮겨온다.

 

작가는 스쳐 지나가는 빛의 궤적과 인상들을 단순히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이라는 매체의 광학적 한계를 넘어 재료의 강렬한 물성으로 현대사회의 아픔과 기억을 표현한다. 또한 그 안에 담긴 시간의 층위를 매끈한 디지털 인화 방식 대신, 타고 남은 '숯과 재'를 안료로 사용하는 고전 인화 기법(검프린트, 검 오일프린트)을 통해 시각적 구조로 다시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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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oke 01_2026
Gum, oil, charcoal and ash on paper_76x56cm

|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서 펼쳐지는 시간과 기억의 축적

어컴퍼니는 2부 전시를 통해 사진이라는 공통의 원천에서 출발해 펜 끝으로 타인을 관조하고 삶을 기록해 나가는 박자현 작가의 수공적 노동과, 숯과 재로 시간의 잔상을 안착시키는 박상용 작가의 화학적·재료적 기록이 어떻게 종이 위에서 교차하는지 보여주며, 전혀 다른 회화적 결과물로 도달하는 두 작가의 집요한 태도를 조명한다.

카메라가 포착한 찰나의 순간은 박자현 작가의 집요한 점이 쌓아 올린 ‘노동의 밀도’로, 박상용 작가의 고유한 재료가 안착시킨 ‘시간의 밀도’로 다시 태어난다.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서 두 작가가 건네는 삶의 흔적, 그리고 현대사회의 기억이 만들어낼 깊은 울림을 이번 전시에서 마주해 보시길 바란다.

 

 

이번 기획 시리즈는 1부 [결의 온도]와 2부 [기록의 밀도]에 이어, 오는 11월 프랑스 파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도미니크 드 비어(Dominique de Beir)의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개인전(3부)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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